이제 화장을 약속있을 때만 일주일에 한 두번 할까 말까 하지만 아무튼 화장품을 다 내다 버리지는 못했기 때문에⋯아무튼 사긴 사야 하는데 최소한으로 꾸리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써본다. 화장에 아무런 관심이 없어도 직장 때문에 '생계용 화장' 을 해야 하는 사람들도 있기도 하고- 화장을 안 할 순 없지만 시간과 돈을 아끼기 위한 팁이다.
면접 때문에 화장을 해야 하는데 종류도 너무 많고, 가격도 천차만별이라 어떻게 사야 할지 모르겠는 사회 초년생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하늘 아래 똑같은 색조는 많다
지금 이 색의 색조 사지 않으면~하지만 진짜 쓸모없는 짓이고 낭비다. 화장품 서치를 좀 해봤다면 다 아는 템탈리아의 블로그 가서 검색만해도 비슷한 색조의 제품들 가격과 일치율을 숫자로 적어서 주르르륵 띄워준다.
인기 좋은 색이라면 어차피 비슷한 걸로 또 나옴. 아님 타사에서 카피품을 내든가 함. 예전처럼 직구가 어려운 시대도 아니고 "이런 색을 파는 건 여기밖에 없어" 라는 말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다는 말임. 이거 곧 단종이에요~리뉴얼 되거든요~ 하는 말에 흔들릴 필요가 없다. 진짜 귀찮아서 그렇지 정 없거나 구하기 번거로우면 색조끼리 물감마냥 조합을 잘하면 대충 맞출 수도 있음.
그리고 사람의 얼굴 피부는 모든 부분이 색이 고르지도 않을 뿐 더러, 입술은 색부터 모양까지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색만 해도 누구는 팥죽색이고 누구는 아무것도 안 발라도 앵두같은 색이고. 고로 같은 파운데이션 호수를 쓴다고 해도 립제품에 있어선 발색도 인상도 다를 수 있다는 말이다. 인생템 어쩌고해도 그 사람한테나 인생템이지 나한텐 개똥템일 수 있으니 굳이 남이 화장하고 이건 뭐랑 뭐쓴거에요~ 하는 것을 전혀 참고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누구에게나 비슷하게 받는 어둡고 강한 화장이라면 참고가 좀 되겠으나, 보통은 아님.
한정판 케이스 자체에 꽂힌거라면 어쩔수 없겠으나 화장품 제형들 특성상 장기보존이 되는 것도 아니고 걍 피규언데 내구성도 별로고 전 잘 모르겠어요.
그러니 본인이 좋아하고, 잘 받는다고 생각하는 색의 제품만 골라서 사도록 하자. 그렇지 않으면 어차피 손 잘 안가게되어있음 사서 쟁여봤자 비싼 부동산만 차지한다. 화장품이 비싸봤자 서울땅값을 생각하면 그만큼 쌓아둘 만큼은 못 된다.
비비나 쿠션 대신 파운데이션을 쓰자
비비나 쿠션은 편리하고, 휴대성이 좋은 대신 유지력이 떨어진다. 쿠션은 위생 문제도 있고⋯그냥 썬크림 잘 바른뒤에 좀 기다렸다가 파운데이션 바르고 파우더를 브러쉬로 슥 훑어주는게 낫다. 수정화장은 그냥 파운데이션 소분해서 들고다니던가, 기름종이로 기름만 닦아줘도 됨.
쿠션은 언제부턴가 수정화장용으로 엄청나게 마케팅 해서 파운데이션 말고도 다른 베이스 색조를 팔아먹으려고 화장품 회사들 눈이 벌개져서 별 마케팅을 다하던데 사람들은 방송조명 따갑게받는 연예인이 아닌이상 남의 화장이 무너졌는지 아닌지 큰 관심이 없습니다. 사무직기준 9to6 주5일 처박혀있는데 그네들처럼 피부과 가고 관리할 시간이 어디있음? 보통은 화장이 엄청 잘 먹고 유지될 수 있는 컨디션도 아님. 걍 대충 삽시다.
그리고 여름엔 사람이 좀 더 까맣고, 겨울에 하얘지긴 하는데 그에 맞춰서 파운데이션 호수를 두가지 이상 구비해야한다는 말도 있으나 어차피 다 보정하고 필터씌우는데 태닝을 하지 않는 이상 그 정도는 디지털 문명이 해결해주니 듣지 않으셔도 됩니다.
화장품 개봉 후 사용기한
이 사용기한에 대해선 말이 많은데 그냥 제 기준에서만 몇 자 적어봄.
색조는 명시된 기한이 지나도 딱히 발색이 떨어진다거나 하는 그런 '성능'문제는 거의 없음. 가루계열의 경우 프라이머를 사용하면 그마저도 보완이 되는 편임.
고로 기한이 지나도 써도 괜찮긴 한데, 이건 화장품에 직접적으로 접촉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서만 가능하다고 봄. 수건도 안빨면 사람 기름이랑 노폐물 땜에 냄새가 나는데 화장품을 손으로 찍어 바르면서 세균이 없기를 바라면 안되겠지요?
액상타입의 제품은 더 빠르게 상하기 때문에 오래된 거 바르면 뒤집어지기도 하므로 가급적 가루 계열의 제품을 고르고 브러쉬를 이용하여 사용하면 얼굴 안 뒤집어지면서 좀 오래써도 괜찮은 것 같음. 그래서⋯입술에 직접 닿으면서 액체 계열이기까지 한 틴트는 맨날 수정 화장 하는 거 아니면 아예 안 사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브러쉬도 종류별로 살 필요없고 눈화장용 블렌더 브러쉬 두개, 파우더용 이정도만 갖추고 있어도 충분함. 블러셔를 쓰고싶다면 블러셔용 하나 더.
혹시 본인이 더 필요하다면 여기서 좀 더 살 순 잇겠지만 일반인의 화장스타일은 거기서 거기이기 때문에 어쩌구 브러쉬 저쩌구 브러쉬 종류별로 안사도 됨.
리필 제품으로 골라서 사기
몇 년 전 부터인가 환경문제에 영원히 x도 신경쓰지 않을 것 같던 뷰티패션업계에도 에코의 바람⋯아니 환경규제의 싸대기가 날아왔다고 해야하나.
그래서 전과 다르게 리필 제품을 쉽게 구할 수 있음. 새 거 살 때마다 케이스 버리는 것도 일이고 가격도 완제품을 사는 것 보다 저렴하기도 하니 리필을 파는 제품들을 적극적으로 찾아보자.
어쨌든 베이스가 좋아야함
백날천날 얼굴에 색조 발라봤자 피부 자체가 상태가 안 좋고 입술 갈라져 있음 그냥 사람이 더 피곤해보이기만 함.
썬크림 매일 잘 바르고(실내에만 있더라도 당연히 발라야 한다!!!!!), 화장한 날에는 잘 씻고, 보습 잘 하고, 립밤 약국에서 파는 싼거 사서 자주 바르고, 제 시간에 자고, 밥 잘먹는게 제일 중요함. 이것이 20대까진 잘 체감되지 않을 수 있으나 앞자리가 3이되는순간 컨실러를 바르든 뭘하든 안색 자체가 죽어있으면 아무것도 안됨.
그러니 컨디션 안좋으면 그냥 쉽시다. 화장을 안하면 게거품을 무는 업종에 다닌다면 어쩔수 없지만⋯.
피곤한데 맨얼굴로 나갈 수 없는 자리라면 컨실러에 컬러립밤(이것도 그냥 립스틱 조금 바르고 그냥 립밤 발라서 대체가능), 단색 새도우만 발라도 보통은 어 화장했구나~ 로 인식됨.
남의 리뷰를 잘 보자
위에서 남의 화장리뷰 도움 안된다고 쓰긴 했는데, 이건 뭔 소리냐면 '퀄리티' 부분만 보라는 것이다.
가령 팔레트나 투톤 컬러 제품을 샀는데, 브랜드나 인플루언서들(인터넷공해꾼들)이 소개한 것처럼 잘 섞이지 않는다거나, 서로 어울리지 않는 경우가 있다. 발색이 후진경우도 많음. 이런 부분을 지적하는 리뷰들을 참고하면 좋다. 괜히 뭔가 사고 싶은 기분일 때도 리뷰를 뒤져보면 자제하기 좀 수월해짐.
가급적 영어로 해외 제품을 검색하는 게 좋긴 합니다. 한글 검색은 죄다 내돈내산했어요^^ 쓰면 정보값 0인 글을 써도 면죄 된다는 이상한 풍조가 있어서 도움이 안됨.
이런 거 찾다보면 가끔 대기업이 개인이나 소기업 제품의 아이디어를 훔쳐왔다거나, 아님 어차피 니네 고소안할거잖아 하는 마인드로 샤넬이나 디올같은걸 대놓고 베낀 제품들에 대해이거 샤X에서 나오는 ㅇㅇ제품 저렴이에요~ 아님 싼값에 비슷해서 좋네요~아니면 대기업이 양심도 없다고 까는 글이 나온다. 후자는 좀 찾기 힘들지만⋯.
근데 사실 이 문제 때문에 짜증나서 국내에선 썬크림정도나 사고있음. 가격이 싸지도 않은데 제품개발에 투자할생각은 안하고 온갖 쓰레기 사은품만 껴놓고 카피품을 파는건 정말 개빡치거든요. 어차피 한국 색조 맨날 그밥에 그나물 남친 기안죽는 MLBB 핑크살구브라운원툴 음각만 다르게 해서 365일 내내 돌려먹어서 살 일도 없음. 발색도 후짐. 사실 자연스러운 화장이란것도 웃기다고 생각하는게 얼굴에 물감 펴바르고 분으로 색칠하고 속눈썹을 집게로 집은다음에 섬유가닥이 붙은 브러쉬로 펴바른 얼굴의 어디가 자연스럽다는 것인지. 어차피 화장했단 생색만 내려고 하는 화장이니 그냥 마음에 드는 색 적당히 아무거나 바르세요.
미니어처나 샘플을 활용하자
가끔 화장품 브랜드들에서 n만원 이상 사면 색조제품(기초나 파운데이션 말고 립스틱, 섀도우 같은 것) 샘플이나 미니어처를 증정한다고 하는데, 연례행사로 화장품을 사는 사람들에겐 해당사항이 없다. 그러나 저 금액만큼 사서 미니어처를 타갈 사람들은 이미 본인의 확고한 취향이 있어서 미니어처로 주는 색을 사용하지 않거나, 아니면 많이 샀기 때문에 이미 갖고있음. 이런 취미를 가진 사람에게 커피라도 한잔 사주면서 행사 때 색조 샘플 타면 좀 받아줄 수 있냐고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아니면 부지런을 떨어서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 하나 사고 회원등록을 해둔 뒤, 뭘 살지 미리 정해놨다가 행사때 가서 사고 타면 된다. 가끔 그냥 매장 방문만 해도 선착순으로 주는경우도 있음. 물론 회원등록을 해 두어야 알려주니 가까운 백화점에 등록해두면 좋다. 온라인샵에서도 가끔 색조샘플을 주는 경우가 있으니 귀찮더라도 뉴스레터로 행사 정보를 챙겨두면 된다. 이렇게 받았을 때 가장 빛나는 물건 중 하나는 미니어처 마스카라인 것 같음. 일반적인 사이즈는 많아서 굳기 전에 다 쓰지도 못하기 때문.
난 이제 화장품 사야하는데 대체 뭘 사면 되나?
- ★★★★선크림★★★★★
- 파운데이션
- 아이섀도 파레트:1구 사봤자 지겹고 다른 색도 쓰고싶어진다. 그냥 마음에 드는 색이 2개 이상 있는거 아무거나 사면 된다. 어차피 4개이상 있으면 한 가지색은 안쓰기도 하고. 직장에 바르기엔 너무 튀는거같아서 아무거나 차분한거로 사야지~해봤자 먼지만 먹는다. 초록색같은게 아닌 이상 옅게 바르면 괜찮으니 그냥 마음에 드는거 사자.
- 컨실러: 보통 눈밑에 쓰지만 파운데이션까지 바르긴 피곤한데 맨얼굴로 못나가는 자리일 경우 당신을 구해줄 것.
- 브러쉬 : 밝은색, 어두운색 아이섀도우용 블렌더 브러쉬 2개. 파우더 브러쉬용 1개. 돈을 더 아끼고 싶다면 트래블 브러시 키트를 사도 되긴 하는데, 손잡이 크기가 작다보니 세척하다보면 좀 쫌스럽고 짜증난다.
- 파우더 : 들고다니면서 수정화장을 할 거면 압축파우더를 사면 되고, 얼굴에 유분이 적다면 그냥 루스 파우더 사서 집에 박아두고 써도 된다.
- 브라우펜슬 : 그냥 로드샵에서 아무거나 사도 된다.
이렇게만 사면 된다. 아이라이너는 극적이지만, 아이리무버를 쓰거나 꼼꼼하게 이중세안하지 않으면 잘 지워지지 않기 때문에 면피용 화장할때는 안하므로 적지 않았다. 그 시간 30초라도 아껴서 잠을 더 자거나 과자 하나 더 까먹는게 유익함. 본인이 더 필요를 느낀다면 여기서 더 갖추어도 되지만, 일단 이렇게 사서 써도 충분하다. 직장때문에 화장하는 것도 억울한데, 지우는데도 시간을 써야하는 것 만큼 분통터지는 일이 없다.
예전엔 면세점에서 화장품을 많이들 샀었는데, 요근래 환율이 미쳐 날뛰고 있기 때문에 할인행사를 따로 하지 않는 이상 면세점의 메리트도 없다. 그냥 마음에 드는 브랜드를 정하고 백화점에 가끔 들리는 것이 더 낫다. X리X영은 그놈의 수수료 때문에 정가로 사는 인간을 바보취급하는 k-가격정책때문에 이용하지 않음. 그러면서 뭐 물건 질이 딱히 좋지도 않으니 고객대접이라도 잘 해주는 백화점이 낫다. 테스터들도 관리가 잘 되는 편이기도 하니 곰팡이가 핀 로드샵 테스터 사진이 신경쓰였다면 처음부터 백화점 방문하는 것을 더더욱 추천한다.
아 근데 전 모 국산기업 브랜드들은 사상검증해서 아예 안써요.
Comments
Post a Comment